내가 이전 글에서 써 놓은 설명들이 너무 장황했던것 같다. 내가 읽어도 어지럽더라. 그래서 그야말로 AKB48의 A자도 모르는 분들을 위한 '쉬운 글'을 작성하기로 마음먹고 이 글을 쓴다. AKB48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시는 분이라면 이 글부터 읽고 2번째,3번째 글을 읽어주시기 바란다.
자, 우리가 역사를 배울때 무엇부터 배울까? 인류의 기원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물론 역사를 해석하는 시각에 대해서 먼저 배우기도 한다.(여러분은 E.H.카 라는 이름을 학창시절에 몇번 들어보았을 것이다 ㅎ) 이 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AKB48의 기원(?)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하겠다.
AKB48은 일본의 유명 작사가인 '아키모토 야스시'(팬들은 보통 아키P 또는 가을돼지라는 애칭(?!)으로 부른다.)에 의해 기획되었고, 만들어졌다. 2005년 7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오디션, 레슨을 거친 후 같은 해 12월 8일!! 아키하바라의 돈키호테건물 8층에 전용극장을 갖고, 그곳에서 첫공연을 가졌다. 한마디로 데뷔했다는 말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AKB라는 이름은 '아키하바라'의 영문약자에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극장에서의 첫 공연때 찾아온 관객은 겨우 7명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AKB48 전용극장은 200석 규모의 작은 소극장인데 당시 그 소극장 안에서 팬들 7명이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들을 따라서 자리를 옮기며(말이 옮기는거지 사실은 뛰어다니며) 공연을 관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충격적인건 이 이야기가 루머가 아닌 멤버들의 입에서 나온 사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팬 7명이 이리저리 빈 극장을 뛰어다니고 안무를 따라하기도 하며 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무슨 스탠딩석도 아니고..
↑2015년 12월 8일, AKB48 전용극장에서는 10주년 기념 극장공연이 진행되었다. 지금이야 극장공연 관람
티켓 추첨의 경쟁률이 최대 1000:1 수준까지도 치솟지만 첫 공연 당시에는 팬들이 뛰어다니며 관람해도
될 정도로 극장이 텅텅 비어있었다고 한다.
아키하바라의 작은 소극장에서 시작해 일본 최고의 여자 아이돌그룹이 되었다는 스토리성은 수많은 팬들을 AKB48에 매혹시키는 요소중 하나이다.
기원(?)에 대한 설명이 끝났으니 이제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바로 '입학졸업 시스템'이다. 입학졸업 시스템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일본 아이돌을 처음 접한사람들에게는 매우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입학졸업이란 곧 가입(입학)과 탈퇴(졸업)을 말한다. 흔히 국내 연예계에선 유명한 걸그룹의 멤버가 소속그룹에서 탈퇴한다고 하면 어마어마한 파란이 일어난다. 네이버 메인의 연예뉴스란이 한동안 그 소식만으로 도배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AKB48에서는 졸업(탈퇴)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디션을 통해 주기적으로 멤버를 뽑는데 이 멤버들은 처음에 연구생의 신분으로서 그룹에 소속된다. (연습생과 비슷한 개념) 그리고 연구생의 신분으로서 레슨을 받고, 소극적인 성향의 활동을 하다가 운영진의 결정에 의해 정규멤버로 신분이 바뀌게 되는데 이를 '승급'이라고 한다. 오디션합격과 승급을 입학이라고 보면 될것이다. 그리고 아이돌로서 활동하기 곤란할 정도의 나이가되었을 경우, 자신이 따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을경우 등의 여러 이유로 인해 그룹을 졸업하기도 한다.
↑2014년 12월 8일, AKB48그룹을 어려웠던 초창기때부터 이끌어왔던 총감독
'타카하시 미나미'가 눈물을 흘리며졸업을 발표하는 모습.
총감독 답게도 그룹결성 9주년이 되는 날 졸업을 발표하였다.
총감독이라는 직책으로 인해 졸업하기 1년 전에 졸업발표를 했고,
2016년 3월에 공식적으로 졸업.
물론 여러분의 생각처럼 하루아침에 멤버들이 싹 바뀌어 버리는 어이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 안심해라. 한번 입학한 이상 보통은 수년 이상 활동을 하고, 11년째 활동을 하고있는 멤버도 3명이나 있다. (2016년 3월부로는 2명이 된다.)
그런데 AKB48을 처음 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의문을 가진다.
"왜 이렇게 멤버수가 많지??"
그 이유는 바로 아까 말했듯이 극장형 아이돌로서 시작했기 때문이며, 컨셉과도 관련이 크다. 초창기에는 팀A, 팀K, 팀B. 이 3개의 팀이 존재했는데,(AKB순서로 순차적으로 만들어짐) 사실 AKB48그룹의 초창기 시절 컨셉은 이 3개의 팀이 서로를 견제하며 경쟁한다는 것이었다. 삼권분립인가? 또한 팀 3개가 번갈아가며 공연을 했는데 1개의 팀은 16명으로 구성되었다. 초창기시절 AKB48은 3개의 팀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니 당시 멤버수는 48명이었다. 하지만 멤버 정원이 48명이라는 규칙은 얼마가지 않아 폐기처분된다. 입학졸업 시스템에 의거해 주기적으로 오디션을 실시하고, 연구생을 선발하던 AKB48이 어느순간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AKB48멤버라는 타이틀만 달고 있으면 TV등의 대중메체에 쉽게 노출 될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러한 이점을 알고 있던 현역 멤버들은 졸업을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정규멤버의 졸업은 없는데 정원이 48명으로 정해져 있었으니 이러다가는 연구생들이 승격도 되지 못한채로 졸업해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었다. 결국 운영진은 48명 정원제도를 폐지하고 연구생들을 승격시켰다.
또한 초창기에는 각 팀들의 소속멤버가 영구적으로 고정되어 있었지만 각 팀의 팬들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갈등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격화되자(공연에서 다른 팀이 나오면 야유를 보낸다던지, 팬들사이에 욕설이 오간다던지 등등..) 주기적으로 각 팀의 멤버들을 교체하게 된다. 그래서 현재는 팀이라는 개념의 중요성이 초창기에 비해서는 많이 희미해졌다. 가끔씩 팬들을 기절초풍하게 만드는 기가 막힌(나쁜 의미로) 팀 교체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또한 AKB48의 컨셉은 '다양한 개성'이라고 볼수 있겠다. 외모도 천차만별, 목소리도 천차만별, 신장(장기가 아니라 키다. 오해하지 말기를..)도 천차만별이다. 당연히 성격도 천차만별인데 이렇게 다양한 멤버들 수백명이 한 그룹안에 있다보면 그룹은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색을 가지게 된다. 그룹명을 AKB48이라는 마치 전자제품의 제품번호와도 같은 영문과 숫자의 조합으로 붙인 이유도 그룹명에 함축되어 있는 이미지가 멤버들 개개인의 색깔을 가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이다. 멤버들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다는 컨셉은 AKB48의 강력한 매력포인트 중에 하나이다. 참고로 지금까지 나온 AKB48의 노래가 1000곡이 훌쩍 넘어가는데 한곡씩 한곡씩 듣다보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곡을 1곡 쯤은 반드시 발견할수 있다. 멤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한명한명 찬찬히 살피다 보면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멤버를 한명쯤은 반드시 찾아낼수 있다. AKB48이 물량으로 승부한다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소품종 대량생산의 기존 경제 패러다임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미래 경제 패러다임에 어울리는 AKB48은 어쩌면 미래형 아이돌이라고 할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요즈음 국내 기획사들도 AKB48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 그럼 멤버수에 대한 이야기도 대충 설명한것 같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설명하도록 하겠다. 바로 선발총선거와 짱껜대회이다.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선발총선거는 인기투표고, 짱껜대회는 가위바위보 대회이다. 하지만 이 두가지 행사는 그룹의 운영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작성해놓은 글이 하나 있으니 그 글의 링크를 달도록 하겠다.
( http://akb48chunson.tistory.com/3 )
이제 여러분이 이 글을 정독했다면 AKB48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들은 모두 습득한 셈이 된다. 만약 AKB48 그룹에 관심이 생겼다면 AKB48의 한국 팬클럽인 '포티에잇월드'로 가보기 바란다.
( http://cafe.naver.com/sakurahubuki )
(회원수가 20000명을 훌쩍 넘어간다. 국내에도 상당히 두꺼운 팬층이 존재함을 알 수있다.
그럼 나는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만 물러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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